로스트 미디어샵 아코드

웹툰 보다가 우연히 알고리즘에 이끌려 들어가게 되었는데, 설정부터가 너무 취향이라 주행하다가 결국 이렇게 리뷰까지 남기게 되었다. 바로 《로스트 미디어샵 아코드》라는 작품인데, 초반에는 그냥 흔한 괴담물인 줄 알았더니 가면 갈수록 마라맛 판타지 호러로 변하는 게 아주 일품이었다.
인터넷 하드 한구석에 박혀서 세상에서 지워진 '로스트 미디어'라는 소재를 다루는데, 솔직히 이 설정부터가 호기심을 엄청 자극했다.
로스트 미디어? 아니, 그냥 본격 사람 멘탈 터는 미스터리 호러
처음에는 마법소녀 세라 에피소드처럼 '진짜 세상에서 사라진 기괴한 콘텐츠' 자체에 초점을 맞추나 싶었다. 그런데 에피소드가 몇 개 지나고 나니까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로스트 미디어가 어쩌다 잊혔는지에 대한 비하인드는 점차 안 나오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인신공양에 메타픽션, 정체 모를 괴생명체까지 튀어나왔다.
결국 장르가 옴니버스식 현대 호러 판타지로 노선을 확 틀어버리는데, 이게 또 은근 별미였다. 미스터리한 상점에 홀려서 스스로 지옥 같은 구렁텅이로 걸어 들어가는 인간들 참상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귀신보다 무서운 건 역시 인간의 '광기'
보통 이런 상인물 웹툰을 보면 사기꾼 같은 상인 캐릭터를 원망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손님들이 더 가관이었다.
콘텐츠 하나 보겠다고 몇백이고 거금을 펑펑 쓰거나, 상황이 이 모양 이 꼴인데도 굳이 위험을 자초해서 판을 키웠다. 진짜 보면서 "아니 여기서 이걸 왜 건드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특히 '틀린그림찾기' 편부터는 분위기가 진짜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사람이 연달아 툭툭 죽어 나가고, 알고 보니 리카가 이걸 다 의도한 거 아니냐는 쎄한 묘사까지 얹어져서 서늘함이 장난 아니었다.
다만 아코드 측이 먼저 나서서 피해를 준다기보다는, 손님들이 애초에 요물이거나 건드리지 말아야 할 걸 꾸역꾸역 건드려서 자멸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심지어 리카도 남의 손에 있는 걸 떼어다 파는 중개인 느낌이라, 가끔 매물 못 구해와서 발 동동 구를 때 보면 묘하게 현실적이기도 했다.
총평: 잊혀진 기억을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단순히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가 아니라, '기록과 망각'이라는 묘한 기저를 깔아두고 사람 심리를 갉아먹는 스릴러라 몰입감이 대단했다. 연출도 깔끔하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떡밥이 회수되는 맛도 있어서 호러 웹툰을 좋아한다면 꼭 볼 만한 작품이었다.
세상에서 영영 지워져야만 했던 그 무언가가 내 모니터 화면에 다시 켜졌을 때, 과연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로스트 미디어샵 아코드》를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