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재민이
- 블랙툰

- 7월 2일
- 1분 분량
요즘 코미디 웹툰 가뭄이라 볼 거 진짜 없었는데, 간만에 대가리 깨지면서 웃을 수 있는 인생작을 찾았습니다.
이건 진짜 '방구석에서 인터넷 좀 해봤다' 하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베개 치면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만화입니다.
1. 뼈 때리는 디테일, 이건 내 이야기인가
주인공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기시감이 듭니다. 학창 시절 부모님 눈치를 보며 모니터 불빛에 숨죽이던 기억이나, 게임 속에서 사기를 당하며 인생의 첫 쓴맛을 배웠던 기억 같은 것들 말이죠.
재밌는 건 그 철없던 겜돌이가 자라서 결국 게임 만화가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능을 망치고 탈주했던 백수 시절의 썰부터, 연재처가 폭파당하는 악재를 딛고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스펙터클하게 펼쳐집니다.
2. 평범해서 더 골 때리는 가족 시트콤
이 웹툰이 유독 정감 가는 이유는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들의 티키타카가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들의 모든 잔머리를 꿰뚫고 있는 미용사 어머니의 날카로운 손길
무뚝뚝해 보여도 뒤에서는 아들 만화에 댓글을 달며 동네방네 자랑하기 바쁜 아버님
어릴 땐 몇 백 원에 매수되던 꼬맹이였으나, 지금은 뜬금없이 근육질 헬스 트레이너로 진화해 오빠를 긴장하게 만드는 여동생
특별할 것 없는 가족들의 일상인데, 작가 특유의 비유와 과장된 연출이 섞이니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보다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3. 현실 고증 200%의 연애와 결혼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아내와의 서사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입니다. 게임 모임에서 만나 내향인 특유의 뚝딱거리는 썸을 거쳐 7년의 세월을 함께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평소 모습과 달리 게임만 켜면 거친 상남자로 돌변하는 아내의 반전 매력, 그리고 집안에서의 서열 관계가 아주 유쾌하게 그려집니다. 서로 투덜거리면서도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단단한 신뢰가 문득문득 묻어나서, 개그물인데도 은근히 마음이 훈훈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한 줄 총평
2010년대 웹툰 특유의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보고 나면 옛날 생각도 나고 마음이 되게 몽글몽글해집니다. 가식 없고 사람 냄새 폴폴 나는 개그 웹툰 원하시면 딱 이겁니다.
혹시 이 웹툰 보신 다른 분들은 어떤 에피소드가 제일 웃기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