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호랑이 리뷰

전래동화를 뒤집어 만든 다크 판타지
종이호랑이는 요괴 사냥꾼 박갈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콩쇠가 함께 길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처음에는 조선풍 배경의 요괴 사냥물 정도로 생각했는데, 몇 화 읽다 보면 이 작품이 어디에 힘을 주고 있는지 금방 보인다.
바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한국의 전래동화와 설화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비틀어 놓는 재미다.
익숙한 옛이야기를 예상 밖의 방향으로 바꾼다
종이호랑이에는 춘향전, 심청전, 콩쥐팥쥐처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원작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작품은 아니다.
익숙한 이름과 설정을 가져온 뒤 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을 과감하게 바꾸기 때문에 원래 이야기를 알고 있어도 다음 전개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종이호랑이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특히 심청처럼 너무 익숙한 인물조차 작품 안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등장한다. 원전을 찾아보며 어떤 부분을 가져오고 어떻게 변형했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꽤 크다.
조선과 요괴, 현대 무기가 한 세계에 섞여 있다
설정만 놓고 보면 상당히 정신없는 조합이다.
요괴와 주술이 존재하는 옛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갑자기 현대적인 총기나 군사 장비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작품을 계속 보다 보면 이런 요소들이 따로 노는 느낌이 크지 않다.
처음부터 현실적인 역사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종이호랑이만의 별도 세계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박갈 역시 검이나 주술 하나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퇴마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싸우는 인물이라 액션 장면을 보는 재미가 있다.
웃긴 장면 뒤에 숨은 꽤 잔혹한 세계
종이호랑이를 단순한 코믹 요괴물이라고 생각하면 의외일 수 있다.
중간중간 패러디나 농담이 등장하고 박갈과 콩쇠의 대화도 가볍지만, 작품이 보여주는 세계 자체는 상당히 어둡다.
요괴의 생김새부터 기괴한 경우가 많고 사람들의 삶 역시 결코 평화롭지 않다.
그래서 웃다가도 다음 장면에서는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가벼움과 잔혹함의 대비가 작품의 개성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느꼈다. 계속 어둡기만 했다면 부담스러웠을 텐데 적당한 개그가 사이사이에 들어가면서 흐름을 환기해준다.
종이호랑이는 어떤 웹툰인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한국 전래동화를 재료로 만든 기괴한 다크 판타지 모험물에 가깝다.
단순히 유명한 설화를 웹툰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옛이야기를 하나의 세계관 안에 넣고 새로운 설정을 덧붙였다는 점에서 확실한 개성이 있다.
특히 평범한 조선시대 판타지보다는 조금 엉뚱하고 과감한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잘 맞을 것 같다.
나 역시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본편의 사건만큼이나 다음에는 어떤 옛이야기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가 궁금해졌다.
전래동화, 요괴물, 다크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종이호랑이는 꽤 색다르게 읽어볼 만한 웹툰이다.



